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시대의창 |
노암 촘스키란 이름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AI분야에 사용되곤 하는 생성문법이론의 창시자로 몇번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가끔 다른 사람들의 글에서 그의 이름이 언급되곤 하는 걸 봤던 것이 내가 그에 관해 들어본 전부이다.가끔씩 듣는 그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막연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우연하게 몇권의 책을 구입하면서 촘스키 3부작이란 이름으로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발간한 내용을 만날 수 있었다. 활발한 활동의 대부분을 저술로 보내는 만큼 그가 직접 저술한 책들이 여러권이지만, 왠지 인터뷰를 통해서 처음 접한다는 것이 좀 더 친근한 첫만남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촘스키와 프랑스인인 인터뷰어와의 대화를 기초로 작성되었다. 기본적으로 별다른 가감없이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고 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주석을 통해서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 촘스키는 그가 평소 말하고 주장하는 바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그의 주장을 파악할 수 있으며, 그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다.
프랑스에서 발간된 책인 만큼(실질적인 저자-인터뷰어-도 프랑스인인 만큼) 미국과 유럽을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미국만큼 유럽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읽기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미국에 대해서도 그다지 많은 부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해도가 더 떨어지긴 했으나 맥락을 짚어 가면서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책의 서두에서는 프랑스에서 많은 화제가 되었던(맥락상으로) 포리송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은 국내에 그다지 소개된 부분이 아니고 관심있을 만한 사건은 아니라서 이부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보는 기회로 생각하였다. 표현의 자유는 그가 이야기 하는 각종 권력을 감시하고 대항하는 활동을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결국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그는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 역시 얼마 전에 읽었던 "신문읽기의 혁명(손석춘)"에서 이야기되었던 보도관제 등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생각해보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은 결국 부당한 권력 행사를 돕는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거대한 권력에 대항(혹은 최소한의 권리행사)을 한다면 표현의 자유만이 도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의 이 책에서 그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일관된 한가지 주장이다. 그는 수 많은 권력들로 부터 대중들에게 가해지는 피해들을 경고하고 그들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언듯보면 황당한 음모이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국가권력, 언론권력, 기업권력과 같은 강한 힘을 가진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그의 주장은 음모이론들과 어느 정도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의 주장이 황당하기만 한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잠시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 음모들이 존재한다. 신문은 그들의 생각 혹은 더 큰 권력의 지시에 의해서 기사를 조작(편집 및 모든 조작을 생각해서)하며 기업은 그들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폭력이나 권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 삼성에 노조를 만들기 위해서 준비하던 사람들의 휴대폰이 도청당하고 그들에게 유무형적으로 협박이 가해진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현재까지도 노조없는 기업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이 노조건립을 막기 위해서 다양한 조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그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언론과 국가의 보호로 이러한 일들은 언론에도 널리 보도되지 않고 재판에서도 유리한 판결을 받는다. 최근 판결에서도 삼성은 기소중지를 얻어냈다(도청및 위치추적 등에 대한 고소).
촘스키는 이러한 권력등에 대항해서 글을 쓰고 연설을 한다. 스스로를 안전한 담장안에서 활동하는 운동가라 말하고 있지만 그는 세상에 진실을 알리고 움직임을 일으키기 위해서 그의 수많은 글에서 주장하고 있다. 권력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그들을 감시해야하는 의무는 대중에게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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