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7일 화요일

2007년 7월 독서목록

7월에 읽기 시작한 책은 총 9권. 아직 다 읽지 않은 책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7월 중순까지는 맡았던 일이 있어서 제대로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20일 이후부터 책을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10일 남짓 읽은 책이다 보니 양도 많지 않은 편이고 쉽게 볼 수 있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리눅스 커널 2.6 구조와 원리


타카하시 히로카즈.오다 이츠로.야마하타 이사쿠 지음, 이영희 옮김, 한동훈 감수/한빛미디어


리눅스 커널에 관한 책들은 꽤나 많은 편입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리눅스 커널"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20건 가까이 나올 정도로 특정 분야치고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눅스 커널의 중요성에 비교하면 적은 관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실제로 리눅스 커널을 수정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적기 때문입니다. 리눅스의 경우는 이미 서버 시장에서는 메이저급 운영체계이며,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사용률에 상관없이). 하지만 그들 중 대다수가 커널 컴파일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실제로 이용은 많이 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관심은 적은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는데, 이 책은 그런 리눅스 커널을 설명하는 책 중에서 일단 시간에 가깝습니다. 그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일단 최신 리눅스 커널의 동향을 설명하고, 최신 소스를 통해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잘 파악한다면, 현업에서 적용하기에 용이합니다. 더불어 2.6은 여러면에서 바뀌었기 때문에 예전 커널을 통해서 말하고 있는 책들에서는 볼 수 없는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단점이 되기도 하는데, 2.6버전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커널의 덩치가 커지면서(2.4에도 물론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책 한권으로 커널 소스 전체를 커버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유닉스나 리눅스 커널을 설명하는 책 처럼 커널 전체 소스를 책 한권으로 만들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비록 두꺼운 책이긴 하지만 핵심만 집어서 설명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 한권만으로 커널을 정복하기가 어렵고 제목처럼 커널의 구조와 원리를 파악하는데 요긴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알랭 드 보통은  글을 참 멋스럽게 쓰는 사람입니다. 그의 다른 책들을 보아도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흔한 것들에서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혹은 상식과는 완전히 다른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겁니다. 그 때문인지 모르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한국에서 인기도 많아지고 처음 출판되었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의 촌스러운 커버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세련된 표지와 편집으로 최근의 책들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책의 표지나 편집이그 책을 평가하는데큰 부분을 차지해서는 안되는 것이나(내용이 중요하죠 물론) 실제로는 책의 인상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구입이나 읽는데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입니다. 최근 저자의 다른 책들은 멋있는 표지로 그 인기를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제목도 꽤나 매력적이구요.


 


책의 내용은 제목과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별로 그럴 경우는 없겠지만 이 책에서 여행에 필요한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기술을 생각한다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예전보다 흔하고 쉬워진 여행에서 예전만큼 그 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이란 의미, 그리고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런 의미들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죠. 전, 여기에 소개 된 몇 개의 여행 중에 풍경을 그림으로써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제프리와 함께 하는 여행이 맘에 들었는데, 많은 기대는 안 하고 봤던 책이지만 좋은 걸 얻을 수 있었습니다.


 


행복의 건축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이레


앞에 이야기 한, "여행의 기술"과 함께 알랭 드 보통의 저작입니다. 아마도 가장 최신 작품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내용은 역시나 저자 특유의 관찰과 시각으로 건축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건축물이 단순하게 의식주의 사는 곳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과 특징이 있다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향후 5~6년에 걸쳐서 건축을 공부할 계획을 준비중인데, 그것을 위한 준비는 아니지만 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 이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막상 사서 읽어보니 책의 내용도 좋은데, 책에 나오는 건축물들의 사진이 눈에 띄더군요. 멋있는 건축물도 많고 잘 못된 예로 제시되는 것도 꽤나 있는데, 둘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전 건축물의 요소로만 생각했던 계단이나 나무로 된 바닥 마감 같은게 그 나름의 아름다움과 의미가 있다는게 재밌고 관심이 갔습니다.


 


야생초 편지


황대권 지음/도솔


 우연히 헌 책방에 보고 TV에서 많이 보기도 해서 익숙한 책이라 골랐던 책입니다. 그런데 성격이 원래 베스트셀러라 불리는 책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한참을 관물대에서 묵혀두고 있다가 읽을 만한 책이 없던차에 손에 들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생각보다 깊은 내용에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책의 첫인상만 보고 책을 평가한 경우나 너무도 많았습니다. 원래 책은 즐겁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재밌겠다 싶은 책들만 챙겨보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묶혀 뒀던 책을 나중에야 읽으면서 후회하는 경우가 요즘 몇 번 있습니다. 지난번에 "대화"가 그랬는데 이번에는 "야생초 편지"가 그렇군요.


 


참 좋은 책입니다. 혹시나 저처럼 선입견에 읽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의 선물
은희경 지음/문학동네


 책을 사려고 몇 개월 전부터 온라인 서점의 카트에 넣어 두었었는데, 어쩌다보니 계속 구입이 미뤄졌었습니다. 그러다 결국은 사지 않고 읽게 되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다가 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_-; 원래 책이나 영화나 한번보면 잘 잊지 않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잘 잊어버리네요. 차곡차곡 쌓는 것보다 버리는걸 배워야 한다는건 알고 있지만, 이건 버리는 것도 아니고 잊혀지는 거니..


 


하지만 두번째 읽는 책임에도 역시 좋더군요. 우리나라 소설은 잘 안 읽게 되는데, 이런 소설들은 집을 때는 뜸이 걸리더라도 읽게되면 그 매력에 무섭게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문장 하나 하나가 생동감이 있고 인물묘사도 어찌나 좋던지..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작품임에도 주인공의 성격이나 삶의 태도는 요즘의 요즘의 일명 쿨하다는 여성들의 모습과 정말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겉만 그렇다는 거지만요. 그 형성과정이야 같겠습니까.


 


일반적인 여성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여성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지음/나남출판


 "새의 선물"이나 이 책이나 어찌보면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시대는 다르지만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니까요. "김약국의 딸들"이라는 제목처럼 이 책은 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김약국"이라 불리는 아버지는 그 배경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읽으면서 "오만과 편견"이 여러번 떠올랐습니다. 앞에서는 "새의 선물"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했지만, "오만과 편견"에 비교해보면 여자가 나온다는 점 정도가 비슷할 뿐입니다.


 


비슷한 구석이 많은 두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책에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사실 "오만과 편견"은 삶의 위트를 담아내고는 있지만 삶의 아픔까지 담아내고 있지는 않거든요. 이 책에는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그 시절 삶의 전체가 남김없이 녹아 있는 느낌입니다. 좋은것도 있지만 나쁜것도 있고, 행복한 것도 있지만 불행도 같이 있는거죠.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 2개:

  1. 행복의 건축과 여행의 기술은 패키지로 끼워서 팔던데, 사야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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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예, 저도 그걸로 샀어요. 원래 행복의 건축을 보고 싶어 샀으나 사보니 여행의 기술도 괜찮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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