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지음/김영사 |
어떤 일이든 선입션을 가지고 무엇을 대한다는 것은 위험할 확률이 높은 일이다. 무엇을 판단할 때는 신중하게 그리고 철저히 해야하고 늘 의심하는 마음을 가져야 좀 더 진실에 가까운 그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는 그 선입견이 유효하게 사용되는데, 이 책과 같이 마음에 들었던 좋은 책의 저자가 새롭게 책을 냈을 때, 난 대부분의 경우 책을 좀 더 알아보지 않고 구매해버린다. 이 책 역시 정민이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에 약간은 부담스런 가격에도 구매한 책이다.
작년 8월 처음 접했던 정민 교수의 한시미학산책은 UFL훈련 기간에 2주 동안 즐겁게 읽었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접하기 위해 혼자서 추진하고 있었던 프로젝트에서 여러 분야의 책들을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받았는데, 문학쪽을 추천해주셨던 광진선배의 책목록에 있어서 구입했던 책이었다. 하지만, 일단 한시라는 내게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이야기고, 책 두께도 두꺼운 편이라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구입은 2005년에 했지만, 군대에 입대하고도 반년도 더 지나버린 2006년 8월에야 읽을 엄두를 내서 읽었다. 차후에 한시미학산책에 대한 포스트를 올리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느끼는 막연한 느낌과는 다르게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많은걸 얻을 수도 있는 책이다.
본 주제로 돌아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한달여에 걸쳐서 읽으면서 느낀 첫번째 감상은 다산선생은 비록 지금부터 200년도 넘은 사람이지만, 참으로 세련된 학자라는 것이다. 그가 다양한 분야의 수백권의 책을 저술 혹은 편집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행동이나 말은 지금 시대의 위대학 학자라고 해도 어울릴 정도로 우리가 과거 조선시대에 대한 막연한 추측이 비합리성이나 권위의식 같은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철저히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는 연구,학습 태도와 끊임없는 궁리와 토론을 통해서 공부하는 모습은 신세대 학자라고 말할 수 있는 20-30대의 연구자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두번째 감상은 다산선생은 참으로 열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평소에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 어떤 일이든 확신을 가지고 즐겁에 그리고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이 책에서 느낀 다산의 모습이 딱 그렇다. 다산은 상황을 탓하기 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을 일을 찾았고, 그 일을 정말 열정적으로 했다. 비록 다산이 국가와 백성들에게 도움 되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저술에 임했겠지만,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면서 일했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열정이란 즐거움을 느끼면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인데, 다산의 엄청난 양의 결과물은 이런 열정이 많은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름데로 많은 양의 책을 읽고 사상에 대해서 어느정도 공부를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접했던 지식은 외국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유럽의 것들이 태반이고, 중국의 것들도 그 보다 좀 적었을 것이다. 요즘, 다산이나 혜강, 수운, 도올 같은 사람들을 접하면서 우리나라 사상의 넓고 깊음에 놀라고 있다. 우리의 것이라 더욱 좋다기 보다는 우리의 것이 이렇게 놀라웠구나 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그동안 우리의 것에 대해 무관심과 어느 정도의 평가절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일테다.
이 책은 다산선생이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제목과 같이 자신의 지식을 불려 나가고 체계화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하지만 내게는 우리나라의 위대한 지식인을 발견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지식인들에 대해 알고자하는 욕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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